성욕의 힘은 대단하다. 성욕은 종종 지성으로 가득찬 인간 사회를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곤 한다. 성욕은 단순히 이성적 끌림을 의미하기도 하고, 때로는 번식활동의 동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성적 쾌락과도 직결되어있는 성욕은, 깊게 들어갈수록 의문투성이이다.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성적 쾌락은 왜 있을까? 인간 이외의 생물의 교미행위도 성적 쾌락을 동반할까? 왜 인간은 뚜렷한 발정기가 보이지 않을까? 생명의 번식은 대부분 암컷과 수컷의 교미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어떻게 이런 종을 초월한 유사한 교미 시스템이 존재하게 된 것일까? 번식은 왜 할까? 알려주지 않아도 아는 교미 방법은 어떻게 설계된 것일까?
수많은 의문을 던질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특히 하등 동물의 성욕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꼬막이 성관계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u3qdXN0WUzE) 인간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경이로움을 감출 수 없었다. 꼬막은 체외수정을 하기 때문에 수컷이 정자를 내보내는 것처럼 암컷도 난자를 내보낸다.
그런데 체외수정 하니 궁금해지는 것이다. 도대체 이 둘은 서로에게 어떻게 번식을 함께하도록 약속한 것일까? 가리비에는 눈이 있다지만 특수한 경우이고, 이들은 서로 볼 수가 없다. 와 이쁘다! 개존잘! 이라는 심미적 개념이 없다. 감정의 교류 같은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도대체 서로 어떤 매력에 끌려 번식에 이르는 것일까?
뭔진 모르겠어도 분명 무언가의 신호를 교환하는 기관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교미를 상호 동의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도 성욕이라는게 있을까?
인간 사회의 경우에는 교미의 상호 동의가 이루어지기까지 일반적으로 사랑을 동반한 성욕을 전제한다. 시각적인 정보이든 대화를 통해 재구성된 머릿속의 추상적인 정보이든 상대방에 대한 여러 정보가 종합되어 사랑과 성욕이 작용하여 교미를 원하게 하리라.
위와 같은 논리라면 꼬막의 교미도 비슷하게 설명 가능해 보인다. 인간이 느끼는 것과는 다를지 몰라도 꼬막들이 무언의 신호를 주고받으며 그 정보들이 종합되어 그들만의 사랑을 동반한 성욕이 자극되어 교미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포스팅을 쓰게 된 첫 계기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었다. 보통 인간은 이성에 대해 성욕을 느낀다. 남성(수컷)의 입장만 고려되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상대의 체내에 정자를 뿌리고 싶도록 만든다. 그러니까 체내수정 동물의 성욕의 대상은 이성 개체인 것이다. 그런데 얼핏 듣기로는 체외수정을 하는 동물들은 알 위에 정자를 뿌린다고 했다. 그러면 체외수정 동물들의 성욕의 대상은 이성 개체의 알인 것일까? 이성 개체의 알을 보고 흥분을 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체외수정 교미 영상을 보면 늘 양성이 함께 열심히 교미를 즐긴다. 이내 내 의문은 기각되었다. 그러나 그 의문은 원초적인 번식의 동기에 대한 의문점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모든 생명의 공통점이 번식이기 때문에, 번식과 직결되어 있는 성욕에 호기심을 느끼는 순간 장엄한 생명의 존재 이유에 물음을 던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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