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의 유혹
작년 여름에 느닷없이 'Angels we have heard on high (천사들의 노래가)'를 들었다. 오르간이 풍부한 클래식한 성가였다. 그런데 이 음악만 들으면 갑자기 모든 신경거리와 집중에서 한발짝 벗어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속세가 부질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거지? 나는 본래 천주교도였다. 외가쪽의 영향이다.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성당에 다녔고, 6학년 때 그만두었다. 딱히 믿음이랄 건 없었지만, 그렇다고 어떤 반발심도 없었다. 지금은 무교이다. 그러나 여전히 종교에 대한 반발심같은 건 없다. 있다면 믿음을 이용하는 작자들의 행동이 가증스러울 뿐이다. 어쨌든, 과거 성당에서 온통 흰 옷을 입고 신부님 옆에서 종도 치고, 빵도 배부하고,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미사를 드리러 가는 ..
사색/짧은 생각
2020. 4. 13. 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