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자유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여서 흔히 인용하곤 한다. 보통 책임과 자유라는 두 개념은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책임질 것이 많으면 자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드는 생각은 그렇지가 않다. 우선 책임과 자유는 서로 비교될 수 있는 일반적인 속성이 아니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것들과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들을 잘 생각해보면 한 종류의 책임은 필히 다른 종류의 자유를 보장한다. 가령 아무개씨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주기적인 잡일을 하나 맡게 되었다고 해보자. 아무개씨는 그 잡일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므로 사내에서의 시간적 자유가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무개씨는 회사 내에서 자기가 맡은 일이 분명해졌으므로 소속감에 대한 자유를 더 누릴 수 있게 되었..
사색/자유분방한 사고
2020. 12. 12.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