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는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하곤 했다.
'나였으면 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가령 로버트와 찰리, 트레이시가 카페를 갔는데
카운터에 초절정 미녀 알바생 금옥순을 발견한 것이다.
특히 로버트의 눈에 알바생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로버트는 금옥순에게 연락처를 교환하고 싶다는 자신의 심정을 전달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부족하여 주저하다가
끝내 말하지 못하고 카페를 나온다.
이때 찰리가
'나였으면 바로 물어봤다' 하고 트레이시 앞에서 로버트를 자극한다.
'용기 없는 자식'이라는 뉘앙스로 꼽을 준 것이다.
과연 찰리였으면 정말 바로 물어봤을까?
사실 찰리가 실제로 용기가 많든 적든
명제논리의 약속에 의하면 '나였으면 바로 물어봤다'는 항상 참이다.
명제논리에서 'p이면 q이다'에서 p가 거짓인 경우
q가 참이든 거짓이든 해당 명제는 항상 참이다.
p가 거짓이면 'p이면 q이다'라는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이 경우 그냥 그 명제를 참으로 하도록 약속한 것이다.
찰리는 명제논리를 이용하여 로버트에게 꼽을 주었다.
'나였으면' 이라는 전제는 애초에 거짓이다.
찰리는 로버트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였으면 바로 물어봤다'는 자동으로 참이 된다.
그러니 찰리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고
로버트에게 효과적으로 꼽을 주었다.
역시 자기 일 아니면 뭐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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